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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낳은 情보다 기른 情 '힘들지만 보람·기쁨 더 커'(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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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6,513회   작성일 : 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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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향순씨(65ㆍ평택시ㆍ여)가 앨범을 폈다. 영민, 영준, 영진(가명) 세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다. 유쾌하고 해맑다. 페이지가 넘어갈 때 마다 아이들도 한 뼘 한 뼘 자랐다. 그렇게 10년. 훌쩍 자란 아이들의 모습을 짚어내는 향순 씨의 눈에 그리움이 그득하다.

“키우면서 힘든 일이 없진 않았지만 그 아이들이 다 커서 힘든 사회생활도 거뜬하게 해내는 걸 보면 참 대견하고 장합니다. 그만한 드라마가 없어요.”

가정위탁의 날(22일)을 앞두고 만난 위탁모 향순씨. 그녀는 평택에서 작은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한다. 그 세월도 40년 가까이다. 영민 형제들과 인연도 여기서 시작됐다. 첫만남의 기억은 아직 생생하다.

코를 찌르는 악취, 헝클어진 머리, 다 헤진 옷. 이제 갓 열살을 넘긴 아이로는 보이지 않는 남루한 행색이었다. 두 동생을 위해 남은 음식을 챙겨가는 형의 절실함이 가슴 깊이 박혔다.

아버지가 있었지만, 양육에는 관심이 없었다. 엄마는 아기때 집을 나갔다. 한창 사랑받아야 할 시기, 아이들은 철저하게 가정과 사회에 방치됐다. 며칠에 한번 집을 찾은 아버지가 창틈 사이 밀어 넣고 간 지폐 몇 장이 유일한 생계였다.

향순 씨는 집과 센터를 오가며 아이들을 살폈다. 그러다 아이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보호자를 잃은 아이들은 양육시설로 이주해야 했다.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싫다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을 보며 애틋하고 아련했다. 그렇게 가정위탁을 알게됐고, 10여 년 이어온 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와의 인연도 이어졌다.

향순 씨는 “위탁 가정은 많을수록 좋다”고 말한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비극이 만연할수록 아이들이 제일 큰 피해를 보기에 가정이 해체되어도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대체가정이 필요하단다. 그래서 엄마는 많을수록, 즉 사랑이 많을수록 좋단다. 가정위탁을 강조하는 이유다.

가정위탁제도는 친부모의 학대나, 질병 등으로 양육할 수 없을 경우 일정기간 위탁가정에서 아동을 키우는 제도다. 25세 이상 60세 미만의 건강한 가정의 부모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위탁부모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다. 마음과 용기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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