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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사랑·돌봄 필요한 아이들의 ‘따뜻한 울타리’(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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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6,894회   작성일 : 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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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이나 이혼, 별거 등 가정이 해체되는 사례가 늘면서 친부모 대신 일정 기간 아이를 보호하는 가정위탁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가정위탁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양육하길 희망하는 가정에 맡김으로써 안정된 환경에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아동복지 서비스다.‘키우는 동안 모두가 내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위탁모가 된 따뜻한 이들을 만났다.

지난 6월 8일 수원 영통동에 소재한 어린이재단 경기위탁가정지원센터(이하 센터) 회의실에 50대 초중반 여성 세 명이 모였다. 위탁경력 3년차부터 10년차까지 경험도, 성격도, 배경도 제각각. 원소영 씨와 김미경 씨, 이수자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날은 센터 주최로 경기지역 가정위탁 부모들의 모임이 있는 날. 위탁아동을 양육하면서 겪은 문제나 고민, 정보와 대처법을 나누는 자리다. 센터는 이 같은 부모들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듣기 위해 분기마다 지역별 자조모임을 갖고 있다.

초창기부터 가정위탁을 한 원소영 씨가 먼저 입을 뗐다. 경력 10년 차인 원 씨는 주로 5세 미만의 요보호아동을 양육했다. 올해 지민이(가명)까지 네 명의 아이를 길렀고, 모두 친 가정으로 돌려보냈다.

어떻게 위탁모가 될 생각을 했느냐는 물음에 원 씨는 “생각만 바꾸면 모든 게 쉽다”고 답했다. 행동으로 옮기기까지는 어렵고 힘들지만 막상 아이들과 부대끼다 보면 그만한 성취나 보람은 어디에도 견줄 데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시작은 막연히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돈보다는 마음이 가는 일을 하고 싶어 택한 일이 바로 가정위탁이다.

“처음 위탁을 한다고 했을 때 누구보다 친정엄마의 반대가 심했어요. 몸도 안 좋은 사람이 남의 애를 어떻게 키우느냐며 걱정이 많으셨죠. 그러나 아이와 함께 지냄에 따라 제 표정이 점점 밝아지는 걸 보면서 엄마의 마음도 풀렸어요. 아이들과 손을 잡고 외출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성장과 마주 할 때다. 한글을 깨치거나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는 매 순간이 기쁨이었다. “아무리 예쁜 꽃이 있어도, 사람보다는 못하잖아요. 남의 아이라는 생각을 하면 애는 못 키워요. 선입견을 버리고 아이를 바라보면 사랑이 남습니다. 실천하고 행동하면 더 커지는.”

김미경 씨는 3년차 위탁부모로 현재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인 위탁아동을 키우고 있다. 김 씨를 가정위탁으로 이끈 것은 ‘마음의 빚’이었다. 어른들에 의해 상처 받고, 고통 받는 아이들을 보듬어주고 싶은 사명에 가까웠다.

“아이들에게 더 많이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을 주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정서적인 부분에서 서로 살피고, 소통하면서 아이들이 많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학교나 사회생활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원만한 교우관계도 이어가면서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볼 때는 마냥 뿌듯해요.”

그렇다고 아이들을 양육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특유의 반항과 짜증도 감내해야 했다. “말을 듣지 않거나 말썽을 부릴 때는 매를 들어요. 그러면서도 상처 받지 않을까 염려하기도 합니다. 그럴 땐 진심어린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죠.”

이수자 씨는 위탁모가 된지 올해 3년 차로 중학생 아이를 기르고 있다. 아이를 위탁하고 싶은 이 씨 본인의 생각도 있었지만, 사실 위탁을 하게 된 동기는 남편의 의사가 더 컸다. 이 씨의 남편은 큰어머니의 가정에서 양육되었는데, 이로 인해 부모의 부재에 따른 설움과 힘듦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 것이 큰 이유다.

“처음에는 의구심이 컸어요. 우리가 잘 기를 수 있을까 하는. 유아기 때부터 상습적인 방임과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이 많다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고 훈육해야 했습니다. 과정은 힘들지만 아이가 또래 친구들과 허물없이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그만한 뿌듯함도 없어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의 주변을 둘러싸는 환경이 아이들이 성장해 나감에 있어 큰 역할을 차지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정위탁은 아이들이 바르고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가족해체가 쟁점화 되는 시대. ‘누구의 자식인가’보다 ‘어떤 아이로 길러낼까’라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순간이다. 박광수기자



가정위탁이란 : UN 아동권리위원회의 가정보호 강화 권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시설보호중심에서 가정보호 중심으로 변경했으며 2003년에 가정위탁보호제도를 마련했다. 가정위탁은 입양과 달리 일정 기간 동안 아이를 맡아 양육했다가 다시 친 가정으로 복귀하는 제도이다.

위탁대상 아동 : 시군구에서 부모의 질병가출수감사망학대 등의 사유로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18세 미만의 아동이다.

위탁부모 조건 : 아이를 양육하기에 적합한 수준의 재산이 있어야 하며, 나이는 25세 이상으로 위탁아동과의 연령차이가 60세 미만이어야 한다. 자세한 사항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031-234-3979)로 문의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