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2020년 5월 경기일보 기획기사 -가정위탁의 날
[경기일보]
[가족이 가장 좋은 울타리] “22일 가정위탁의 날 맞아 가족의 소중함 전달해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에 뜻 깊은 편지가 도착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이 5월22일은 가정위탁의 날로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21일 부부의날과 함께 가정의 달 5월을 대표해 이번 편
지의 의미가 더욱 깊다.
이 편지의 주인공은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손녀보다 더 어린 아들을 키우는 박진아씨(58ㆍ김포)다. 박씨는 이 편지를
통해 아들을 향한 사랑과 가정위탁의 소중함을 전달했다.
박씨는 지난 1월부터 생후 10개월된 아들 사랑이를 가정위탁하기 시작했다. 손녀가 올해 10살인 점을 생각하면 다소 이
색적인 광경이다. 박씨가 사랑이를 위탁하게 된 이유는 바로 딸과 손녀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박씨의 딸은 미혼모로 지
난 10년 간 박씨 내외와 함께 아이를 키워왔다. 긴 기간동안 박씨의 딸은 박씨 내외가 있었기 때문에 아이를 포기하지 않
았다.
그러던 중 박씨 내외는 지난해 우연한 기회로 가정위탁 제도를 접하게 됐다. 박씨는 우리 사회에 부모의 사랑을 받기 힘
든 여건에 놓인 아이들과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여건에 놓인 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
가정위탁지원센터에 따르면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8천353가구에 아동 1만333명이 가정위탁 보호를 받
고 있다.
박씨 내외는 사랑이를 가정위탁하면서 지난 4개월 간 감사와 행복을 느꼈다. 자신의 딸이 따뜻한 가정이 있어 손녀를 잘
키워낸 것처럼 사랑이가 가정 속에서 순탄히 성장하는 과정을 직접 보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남편과 하루에도
몇번씩 젖병을 씻고, 박씨의 딸은 작은엄마 역할을 하며 분유를 먹이고, 10살 된 손녀는 누나가 돼 돌아가며 사랑을 나눠
주고 있다.
박씨는 “딸과 손녀를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남들보다 더 잘 알게 됐으며 아들에게도 가정위탁을 통해 그 소중함을 알려
주고 싶다”라며 “아이가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위안과 뿌듯함을 느끼는 만큼 잘 키워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관계자도 “위탁부모가 된다는 건 한 아이의 미래는 물론 가정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라며 “도내 많은 가정들이 한 아이, 가정, 사회 전체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가정위탁
에 동참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가정의 따뜻한 품이 필요한 아동을 일정기간 동안 사랑으로 보듬어 주실 위탁부모를 모집합니다.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편지 전문
예순을 바라보는 내 나이에 손녀보다 더 어린 아들이 생겼다.
내 손녀는 올해 10살 인데 새로 생긴 아들은 이제 10개월이 되었다.
처음 아들을 만난 건 어느 추운 겨울날 너무나도 맑고 동그란 눈을 가진 아이였다.
아픈 사연이 있는 우리 사랑이는 보육원에 있다가 나에게 오게 된 위탁아동이다.
처음 가정위탁을 결심하게 된 건 내딸을 지켜보면서였다.
내 딸은 미혼모로 10년 동안 나와 같이 아이를 키워왔다.
딸이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지켰던건 나와 남편이 있는
따뜻한 가정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고 아빠는 없지만 엄마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었기에 내 손녀는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바르게
컸다.
힘든 날도 있었지만 그런 날들이 지나고 웃는 날이 많아지고 여유가 생기면서
어느 날 가정위탁 이라는 걸 알게 되고 부모에게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있고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형편에 놓여진 엄마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딸이 따뜻한 가정이 있어 아이를 잘 키워낸 것처럼
우리 가정의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했다.
그렇게 우리 아들 사랑이를 늦은 나이에 만나
하루에도 몇 번씩 젖병을 씻고 수시로 손을 씻느라 손은 점점 거칠어지지만
그 아이 눈에 비치는 나의 웃는 모습에 어느새 나도 점점 더 행복해지고 있을 느낀다.
10살이 된 손녀는 누나가 되어 사랑이가 다치지 않게 꼭 붙어 사랑이를 지키고
내 딸은 작은엄마가 되어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탄다.
내 남편은 퇴근하고 오자마자 아이와 같이 놀아준다.
이렇게 사랑이는 가족을 알게 됐고 사랑을 알게 됐다.
사랑이가 우리 가정에 와서 우리 집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고
사랑이의 표정도 점점 밝아지고 사랑받는 아이로 변하고 있다.
잠을 못자고 열이 나고 밤새우는 날도 있었지만
아파도 이렇게 옆에서 지켜주는 가족이 있다는 걸.....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행복할 자격이 있는 아이라는 걸 앞으로도 계속 알려줄 것이다.
사랑하는 우리 사랑이..
앞으로도 사랑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며
사랑이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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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