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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천자춘추] 인성교육 진흥법(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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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6,439회   작성일 : 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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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발의되었고, 올해 1월 공포된 인성교육 진흥법이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법으로 민주시민으로서의 인성을 만든다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나라 교육 일선 현장에 인성 교육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발현된다는 점에서 우선 그 의의가 있다.

인성이 실력과 능력에 치이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학교 교육은 그동안 성과 위주, 성적 위주의 교육에 가까워진 것이 사실이다. 윤리 의식의 부재에 대한 누적된 경험은 학생들로 하여금 ‘착하면 손해 보는 것이다’ 하는 명제를 심화시키는 기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인성의 부재는 사회에서는 갑질 문제로 나타나고 있고, 학교 교육 현장에서 학교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의 문제는 이 나라를 이끌어 갈 학생들의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문제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우리의 학교 교육은 인성 함양을 그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에 민주시민 교육을 의무적으로 배정하고,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는 학교도 다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그동안 얼마나 실효성을 거두었는가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인성교육 진흥법은 인성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새로운 방법을 교육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 법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역설적으로 인성이 법에 의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인성 교육은 아이가 자라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되고, 부모의 인성이 아이의 인성이 된다. 따라서 국가에서 다양한 가정 형태와 육아 형태에 맞는 부모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학교에서는 체험을 통한 배움이 일어나는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학생들이 교육적 경험을 통해 인성을 함양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13년부터 개발하여 초등학교를 통해 수행하고 있는 ‘초록우산 인성교육’이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또한 이 법을 매개로 가정, 학교, 국가가 학생의 올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인성교육을 평가하는 측면에서 우리는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인성교육이 대학 입학 전형에서 측정의 대상이 되고, 점수화 된다면 우리는 이 법이 미봉책으로 끝나는 것을 목격할 것이다.

인성면접을 대비하는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진정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인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진정한 인성교육에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김승현 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